뚝섬 아름다운나눔장터 토요일 오후, 뚝섬한강공원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저마다 커다란 가방을 하나씩 들고,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삼삼오오 모여든다. 이들의 가방에 들어있는 것은 다름 아닌 평소 사용하던 물건들이다. 예전에는 맵시 좋다는 말 좀 듣게 했던 옷가지, 이미 다 읽어서 책꽂이에 자리만 차지하던 도서들, 아이에게 외면받아 쓸쓸해진 인형, 언젠가 여행을 갔다가 사온 기념품들…. 이 물건들은 이제 새 주인을 만나게 될 것이다. 방치되고 잊혀진 ‘위기의 물건’들이 새롭게 쓰임새를 되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람 살아가는 재미와 정을 발견한다. 바로 아름다운가게가 9년째 운영하고 있는 '뚝섬 아름다운나눔장터'다. 마음이 담긴 특별한 물건오전 11시 30분, 장터가 문을 활짝 열면 참가자들은 일제히 분주해진다. 지정된 자리를 찾아가 재빨리 돗자리를 깔고는 저마다 자기만의 마케팅 실력을 과시하며 물건 판매에 열중한다. “두 개를 사면 하나는 공짜!” “말만 잘하면 반값에 드립니다!”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엉성하나마 흥정도 하고, 집에서 만들어 온 홍보패널도 높이 치켜들며 소리쳐보기도 한다. 저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물건이라고 강조에 강조를 더한다.‘아마추어 장돌뱅이’가 되어 평소 해본 적 없는 장사를 하려니 쉽지만은 않은 일이지만, 그 속에는 활력과 흥겨움이 있다.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에게도 이곳은 재미가 넘치는 공간이다. 반짝이는 새 물건은 없지만, 누군가의 마음이 담긴 특별한 물건이 많다. 그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살피다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보물들도 마주치게 된다. 그것이 고가의 물건은 아니다. 물건마다 세월과 추억을 담고 있기에 특유의 애틋함이 피어나는 보물이 된다. '이 녀석은 딱 나를 기다리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면, 주인과 한차례 흥정이 이루어진다. 값을 치르고 내 손으로 넘어온 물건은 뿌듯함까지 느끼게 한다. 돈을 주고 샀지만 어쩐지 행운을 만난 느낌도 든다. 물건이 산처럼 쌓인 진열대 사이로 카트를 밀고 다니며 아무런 감흥도 재미도 없는 요즘 쇼핑과는 사뭇 다른 맛이다. 나들이하듯 가볍게 찾아오는 공간3월 꽃이 필 무렵부터 10월 낙엽이 질 때까지, 한강공원 뚝섬지구에서 열리는 뚝섬 아름다운나눔장터는 이제 서울의 명물이 되었다. 하지만 9년 전 처음 이 장터가 생겼을 때만 해도 서울에서는 제대로 된 벼룩시장을 만날 수 없었다. 파리의 생뚜앙 벼룩시장이나, 런던의 폴토벨로 마켓, 뉴욕의 헬스키친 벼룩시장처럼, 유명 도시들은 그 도시를 상징하는 벼룩시장이 있고, 그 도시 사람들의 교감이 가득한 특유의 ‘문화 창고’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서울은 늘 새 물건만 넘쳐났고, 쇼핑은 욕망이 배출되는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이런 환경에서 문을 열었지만, 호응은 뜨거웠다. 뚝섬 아름다운나눔장터는 시민이 나들이를 나서듯 주말에 가볍게 찾아오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 갔다. 재미와 추억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지루하지 않고 가족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곳으로 딱 좋은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완전히 자리를 잡아 연간 방문객이 25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벼룩시장을 만날 수 없었다. 파리의 생뚜앙 벼룩시장이나, 런던의 폴토벨로 마켓, 뉴욕의 헬스키친 벼룩시장처럼, 유명 도시들은 그 도시를 상징하는 벼룩시장이 있고, 그 도시 사람들의 교감이 가득한 특유의 ‘문화 창고’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서울은 늘 새 물건만 넘쳐났고, 쇼핑은 욕망이 배출되는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이런 환경에서 문을 열었지만, 호응은 뜨거웠다. 뚝섬 아름다운나눔장터는 시민이 나들이를 나서듯 주말에 가볍게 찾아오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 갔다. 재미와 추억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지루하지 않고 가족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곳으로 딱 좋은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완전히 자리를 잡아 연간 방문객이 25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 뚝섬 아름다운나눔장터 '나눔과 환경’ 이익의 10%는 기부아름다운나눔장터가 시민의 사랑을 받게 된 데에는 ‘나눔과 환경’이라는 공익성도 한 몫을 담당한다. 장터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판매해 얻은 이익의 10%를 자율적으로 기부하도록 해왔다. 사람들은 입장할 때 받은 기부금 봉투에 돈을 넣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벼운 마음으로 기부한다. 사람들의 기부참여는 열기가 높아 번 돈을 모두 기부함에 넣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매년 국내외 소외계층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또한, 장터는 어린이들에게 생생한 교육 현장이기도 하다. 엄마와 아빠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은 자기가 입던 옷과 장난감을 직접 팔아보면서 물건을 사고파는 일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 물건을 왜 아껴서 사용해야 하는지, 아무렇지 않게 받는 용돈을 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하는지도 배운다. 또 아이들은 자신이 번 돈의 일부를 기부하면서 '뜻깊게 번 돈은 더욱 뜻깊게 사용해야 한다.’는 진리를 몸으로 익힌다.그뿐만 아니다. 장터 주변에는 어린이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캠페인 부스가 운영된다. 이 부스들은 놀이를 통해 물건들을 쉽게 버리고 무작정 새 물건만 만들어낸다면 더욱 심각해질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작은 생활 속 실천으로 환경문제를 풀어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무적인 것은 뚝섬 이외에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다양한 벼룩시장들이 생겨났고, 그만큼 벼룩시장 문화가 널리 번져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적인 교류와 서로에 대한 이해가 절실한 현대인들에게 즐겁게 찾아갈 만한 벼룩시장이 늘어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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