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되살려내기: 서울 고궁을 살아 숨쉬는 곳으로 만들기
2011년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컨벤션의 행사 중의 하나였던 국가브랜드 국제 컨퍼런스 2일차인 8월 2 6일, 코엑스 컨퍼런스 E룸에서 세션 5의 첫 연사였던 ‘앤드류 살몬(프리랜스 저널리스트, 영국)’은 조선 왕조 궁궐의 과거를 다시 살려내는 것과 관련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하였다.
이 자리가 더욱 뜻 깊은 이유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전통문화유산의 세계화와 지속 가능한 브랜딩 전략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앤드류 살몬’은 자신의 나라 영국의 ‘성’과 우리나라의 ‘고궁’을 비교하며, 왕궁에 다시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기 위한 전략을 이야기 한다.
1. 영어로 다시 브랜드 붙이기
우리나라 고유 명칭을 외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의미를 부여하여 영어 작명을 하고 고궁을 보다 국제적으로 마케팅 하기 좋은 조건으로 만든다. ‘경복궁’의 경우, ‘Palace of Shining Happiness’가 될 수 있다.
2. 이야기 새로 만들기
고궁에 얽힌 이야기나 실존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 배경을 다시금 연구하고 궁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매력적으로 재조명 한다. 왕과 왕비들 사이에 얽힌 결혼 생활, 왕의 세자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내시들의 삶, 궁에 얽힌 유령 이야기 등 다양한 소재를 이야기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다양한 인물들이 궁궐에 살았기 때문에 이야기 소재는 무궁무진하며, 연극 등으로 만들어내어 그 곳에서 직접 볼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3. 궁궐에 유물 다시 채우기
우리나라의 경우, 경복궁, 덕수궁 등 궁궐들이 모두 비어있다. 그리고 그 궁궐의 물건들이 따로 관련 박물관에 존재하는데 이를 하나로 통합하여 궁궐이 곧 박물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브랜드화하여야 하며, 빈 공간을 채움으로써 볼거리 역시 추가 할 수 있다. 그 궁궐이 곧 박물관이 될 경우,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는 것들이 연계됨으로 인하여 역사를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4. 궁궐에 사람이 살도록 하기
영국의 재현 사례 프로그램 중 테러 사건인 ‘건파우더 사건’, 성이자 그 안에 감옥이 있었기에 유령이 나타난다는 이야기가 얽힌 ‘타워 오브 런던, 유령투어’ 등을 예로 들며, 조선시대에 있었던 ‘을미사변’ 등의 비극을 연극으로 다시 재현 하는 것은 어떨지 의견을 제시하였다. 또한 궁궐의 모든 인프라가 왕을 위해 형성되는 흥미로운 사실을 ‘왕의 남자’나 ‘대장금’과 같은 시나리오로 풀어내어 관심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헨리 8세 행사’의 경우, 그의 삶을 배우들이 그 시대의 의상을 입고 상황을 이야기 해주는 등 직접 보여준다는 것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의 궁궐에서도 그 당시의 모습들을 재현하여 관광객들로 하여금 이해도를 높이고 참여 프로그램으로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5. 역사의 세분화
대상에 따라 역사의 재현수법 역시 달리하여 참관자의 눈높이를 맞추고 수용하는데 있어 편리성을 꾀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들이 대상일 경우에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으며, 우리나라 성인 그리고 국적 등에 따라 이해도와 참여도, 프로그램의 깊이감 등이 달라질 수 있다.
6. 기술의 활용
여러 가지 IT기술, 빛과 소리 등을 이용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통적인 대상물인 고궁을 현대 기술의 접목을 통해 더욱 다채롭게 표현해 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전통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이나 새로운 볼거리를 원하는 사람들의 요구까지 모두 맞출 수 있다. 기술의 활용은 무한하여 다양한 아이템을 계속해서 탄생시킬 수 있다.
7. 조명 끄기
고궁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밝은 시간대로만 집중할 수 있는데 그 것의 범위를 확대하여 더욱 다양화 시킬 수가 있다. 촛불과 랜턴 등을 이용하여 일몰 후의 궁궐의 옛 분위기를 재현하고 야간의 일몰 관광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시간에 제약을 두지 않음으로써 더욱 많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으며, 같은 공간이지만 시간대에 따라 크게 다른 분위기를 연출 해 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효율적이다.
또한 그는 외교회의나 VIP투어 등에 있어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고궁에서 진행을 하는 것은 어떠하냐며 물어왔다. 전통의상을 입어보고 실제로 왕이 식사를 한 그 곳에서 대접을 하게 되다면 특별한 인상을 받게 되지 않을까? 그 외에도 다양한 문화행사, 제품 론칭 등의 상업적 행사를 유치하여 다양한 방향에서 알리는 방법을 찾아보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실제 왕궁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 잤는지 체험 해 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궁에서의 결혼식, 입장료를 받아서 수익성까지 창출할 수 있는 가든파티 등을 계획 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앤드류 살몬’의 강연이 끝난 뒤, 듣는 내내 열정적인 태도를 보여준 ‘데이비스 메이슨(David A. Mason)’과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그는 현재, 경희대학교에서 문화 관광에 대하여 강의를 하고 있으며, ‘백두대간’의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그의 제안은 정말로 좋습니다. 특히 영어로 고궁의 이름을 다시 붙이는 작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그 의미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 고유 명칭을 영어로 표기하고 그것의 의미 또한 영어로 설명함으로써 더욱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다른 이야기들 역시 좋았지만 실용적 측면에서 어려운 제안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조명을 끄고 촛불과 랜턴을 켜서 조선 궁궐 분위기를 재현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목조건축물인 궁궐에 촛불을 켜게 되면 방화의 위험을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조금 더 생각을 하고 실행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전통문화 유산을 어떻게 활용하면 보다 훌륭한 세계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한다. 그것이 언제까지나 지속 가능할 때에 훌륭한 브랜딩 전략이라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끼리만 머리를 맞대고 생각한다면 한계에 봉착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우리의 고궁, 옛날의 그 모습, 과거를 살아 숨쉴 수 있도록 되살릴 수 있는 제안을 한 이들의 목소리는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