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세계 최고가 되기란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을 영웅이라 부르는지도 모른다. TV나 언론매체에서만 보아왔던 그 영웅들을 한자리에서 만난다는 것은 보통 운이 좋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도 4명을 한자리에서. 2011년 여름의 끝자락, 우리는 운 좋게 세계 최고의 영웅들을 만나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갖게 되었다. 8월 25일에 이어 이틀간 진행된 국가브랜드위원회 주최 국제 컨퍼런스 (International Conference on Nation Branding 2011)에서 26일에는 “스포츠와 국가브랜드”란 주제로 “스포츠스타들의 사례 발표” 세션이 진행되었다. 이 에리사 교수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現 용인대 교수)를 좌장으로 장미란 (베이징 올림픽 여자 역도 금메달리스트, 세계신기록), 이승훈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세계신기록), 이원희 (아테네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現 용인대 교수)가 참가하여 스포츠 스타가 주는 국가브랜드 이미지에 관하여 신념과 열정, 진지한 자세로 토론에 임해 주었다.
아마도 이 에리사 교수를 기억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 이다. 그러나 그녀는 1973년 한국 최초로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여 국민에게 최고의 선물을 안겨준 당대 최고의 스포츠스타이자 “사라예보의 영웅”이라 불려온 인물이다.

이 에리사 現 용인대 교수 |
장미란, 기록 갱신은 세계에 파워풀한 대한민국 이미지로 각인
첫번째 발제자는 베이징 올림픽 여자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장미란 선수가 맡았다. 수 차례나 세계 신기록을 갱신한 그녀는 올림픽경기와 세계선수권대회 참가하며 얻었던 경험과 본인의 소감을 솔직하게 들려 주었다. 그녀는 외국에서 자신이 등장하자, 관중의 함성소리가 매우 크게 들려 많은 대한민국 응원단들이 온 줄 알았는데, 막상 시상식대에 서 보니 한국인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고, 자신을 응원 해준 사람들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사람들임을 그때서야 알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세계 스포츠 경기에서의 금메달은 국적과는 무관한 것으로서 세계인에게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선수들의 경기 결과는 운동선수 한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것이자 결국은 “국가적 자산”이 되는 것이라고 힘 주어 말했다.

장미란 선수 |
장 선수는 국가브랜드의 의미란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상승하는 하나의 호감도, 혹은 이미지라고 이야기 하면서 베이징 올림픽 당시 자신의 신기록 갱신 하나 하나가 세계인들에게 파워풀한 대한민국으로 각인 될 수 있어서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비인기 종목에 종사하는 스포츠선수들은 여전히 어렵고 열악한 상황에서 훈련하고 있다는 이야기 또한 잊지 않았으며 스포츠 국가브랜드를 높이려면 다양한 종목에 국가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 어떤 절망도 이겨낸 대한민국은 앞으로 비인기 종목에서도 위대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며 강연을 마쳤다.
이승훈, 국제스포츠이벤트가 주는 경제적 효과 및 국가적 이익 증대
2009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 선수는 당시 매우 힘들었던 과정을 서두로 꺼내며, 고된 훈련 과정을 이겨내고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10,000M 금메달, 5,000M 은메달 획득의 결과로 귀중한 국가브랜드 컨퍼런스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며 겸손한 자세로 발표를 시작했다. 현재 한국체육대학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많은 자료화면을 준비하여 청중들의 이해를 돕고자 노력했다.
이승훈 선수는, 2010년 기준으로 스포츠에 있어서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순위는 세계31위였으나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은 전체 순위 5위를 차지함에 따라 한국의 스포츠 브랜드 효과는 급격히 상승했다고 전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전체 5위 성적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1) 하계올림픽 (2) 동계올림픽 (3) FIFA월드컵 (4) IAAF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4대 스포츠행사를 모두 유치한 G4 국가들 (프랑스, 이태리, 일본, 독일)에 합류하여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G5 국가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서 훌륭한 성적은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며, 국가적 이익 증대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이 선수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광고기업체들은 총15조 7608억의 수익을 올렸으며 광고비 투자 그 이상의 수익 및 가치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연구한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효과를 자료화면으로 설명하며 국가 홍보와 기업 이미지 등 매출 증대 효과 그리고 국민 사기진작 효과가 20조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부가가치와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밴쿠버 동계 올림픽 5위의 결과는 국민들의 사기 진작에도 큰 몫을 했으며 제 2, 제3의 스포츠 스타 양성을 할 수 있는 훌륭한 계기가 됨을 이야기하며 김연아 선수가 그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이승훈 선수 |
이승훈 선수는 과거에는 국가경쟁력이라 하면 군사력을 중심으로 강대국과 약소국으로 구분하였으나, 최근에는 국가이미지가 곧 국가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결국 중요한 점은 스포츠 분야에서도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면 인기/비인기 종목을 가리지 않고 국가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이 선수는 국가체육정책이 단기적인 안목이 아닌 10년 이상을 바라보는 장기적 체육정책으로 발전하여 나아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한다고 말하며 연설을 마쳤다.
이원희, 스포츠는 활력있고 살아있는 국가브랜드
마지막 발제자는 아테네 올림픽 유도경기 한판 승의 사나이 이원희 교수였다. 이원희 교수는 대한민국의 모든 브랜드는 결국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서 그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사람은 내면에 열정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나 자신이 곧 국가브랜드”라는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모토와 맞아 떨어지는 것 이기도 하다.

이원희 교수 |
이원희 교수는 국가브랜드와 스포츠 브랜드의 역학관계를 문학적으로 비교하여 설명했다. 스포츠를 열정으로 정의하며 그 열정에 지속력을 주는 것이 바로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즉 사람들에게 활력과 생동감을 주는 스포츠야 말로 움직이는 국가브랜드이자 살아있는 국가브랜드라고 주장했다. 또 스포츠 스타는 국민들에게 기쁨, 희망, 열정을 가져다 주는 존재로서 스포츠 스타를 통해 새로운 동기부여를 얻게 되고, 용기와 자신감 또한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올림픽, 아시안 게임 등과 같은 모든 국제 스포츠 행사는 돈으로는 환원할 수 없는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를 전해 준다면서, 말로서 감동을 줄 수 없기에 의사가 된 슈바이처의 일화를 인용하여 스포츠선수들 역시 말이나 글 대신, 행동으로 감동과 도전정신을 심어주는 살아 움직이는 국가브랜드임을 강조했다. 결국 스포츠라는 것은 언어, 국가, 종교, 민족, 문화, 인종을 초월한 범인류적 범세계적인 것으로서 생동감과, 활력, 행동으로 감동과 도전정신을 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국민들의 지속적 관심과 사랑을 부탁하며 발표를 끝맺었다.

좌로부터 김경숙교수, 장미란 선수,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 이원희교수, 이승훈 선수, 이 에리사 교수 |
이 기사를 마무리하며 이승훈 선수의 마지막 여담이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라 단거리 선수들보다 오랜 시간을 빙판 위에서 고통스럽게 싸웠지만 밴쿠버올림픽 당시 가슴에 부착된 태극기를 단거리 선수들 보다 오랜 시간 노출 할 수 있어 국가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기여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기뻤다는. 이원희 교수의 말처럼 움직이는 국가브랜드인 그들이 최고를 향해 움직일 때 그들의 가슴엔 “태극기”가 선명히 있었음을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 모두가 기억하기 때문이다. 장시간 강연과 촬영 및 취재에 협조해준 선수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한다.